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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재산현황 분석… 서울에 아파트·건물 소유한 지자체장은 누구?

2024.05.28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지난 3월 28일 공직자들의 정기재산변동신고내역이 관보를 통해 공개됐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자체장의 경우 기관장이 공석인 대전 중구, 경남 밀양시와 지난해 10월에 재보궐 당선돼 10~12월 중 재산공개를 한 서울시 강서구를 제외한 17개 광역단체장과 223개 기초단체장의 재산을 공개했다. 이들의 재산내역에 대해 살펴본다.

서울 소유 건물 95건 중 서울 외 지역 단체장 소유 55건


부동산은 공직자의 재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이번에 공개한 공직자 신고내역 중 전국의 도지사, 시장, 구청장, 군수 240명의 재산 분포를 살펴보면 아파트/상가/주택 등 건물이 전체 재산액의 41%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대다수 공직자들이 건물의 경우 실거래가보다 한참 못 미치는 공시지가로 공개해 실제 재산보다 축소공개 한다는 지적이 있어 온 만큼, 실제 공직자 재산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전국 지자체장 240명의 재산 유형별 합계 및 분포> 2024.03.28.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내역 참고 ⓒ 정보공개센터


그중에서도 서울은 대표적 부동산 투기 지역이다. 서울에 부동산을 여러 채를 가지고 있거나, 거주/거소하지 않는 데도 가지고 있다면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한 부동산은 아닐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지자체장 중 서울에 부동산 소유 현황은 전체 95건이다. 중복계수를 막기 위해 가족과 함께 공동으로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제외한 수치다.

소유지역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강남구가 13명(14건)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송파구가 8명(10건)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은 모두 서울에서도 부동산값이 가장 높은 축에 든다는 지역들이다. 반면 강서구와 동대문구에는 지자체장이 소유한 부동산이 단 한 건도 없다. 95건 중 서울시와 24개 자치구(강서구청장 제외) 단체장이 소유한 건물은 총 40건이며 이중 17건은 소속 지역 외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장의 서울 부동산 소유 95건 중 서울 외 지역의 단체장이 소유한 건물은 총 55건이다.

▲ 지자체 단체장의 서울 내 부동산 보유 현황 지자체장 소유 건물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 송파구 순이다. ⓒ 정보공개센터



지자체장 중 서울에 건물을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은 최경식 남원시장이다. 그가 신고한 재산 총액은 203억여 원으로, 그는 서울에만 6개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구로구 구로동에 본인소유 복합건물(주택+상가) 4건, 동작구 사당동에 배우자 소유 상가 1건, 양천구 목동에 본인소유 이편한세상 아파트 1건이다. 그는 서울 외에도 경기도 광명시에 주상복합아파트 1건을 소유하고 있다. 남원시에는 본인과 배우자가 각각 아파트 전세를 두고 있다. 전세 2건의 보증금을 포함해 그가 신고한 건물 재산은 총 136억 9천만 원이다.

최경식 남원시장 뒤를 이어 소유 건물을 3건 이상 소유한 지자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 유희태 전북 완주군수,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으로 총 8명이다.

강원도지사와 대구 달성군수는 ‘강남 아파트’ 이웃사촌

소속된 지자체와 상관없이 재산상으로 이웃사촌인 경우도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는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조성명 강남구청장 역시 이웃사촌이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과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은 강남구 청담동에 각각 삼익아파트와 삼익상가를 갖고 있다.
박남서 경북 영주시장과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은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의 이웃지간이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과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이편한세상신촌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 네이버부동산에서 찾은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실거래 현황 ⓒ 네이버

올해 처음 공개되기 시작한 공직자 가상자산

지난해 말부터 공직자의 가상자산 거래내역 신고가 제도화되면서 올해부터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지자체장 중 14명(가족포함 17명)이 가상자산에 대해 신고했다. 특이한 점은 가상자산의 경우 본인 재산인 경우는 한건도 없었고 모두 가족들 보유 건으로 확인됐다.

▲ <전국 지자체장 240명 중 회원권 보유 현황> 2024.03.28.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내역 참고



오세훈 서울시장 부인 1억2천만 원 반얀트리 회원권 구입

보통의 서민들은 재산으로 갖기 힘든 골프, 콘도, 헬스 회원권을 보유한 지자체장들도 눈에 띈다. 회원권을 보유한다고 신고한 지자체장은 총 24명(32건)이다. 이 중 회원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장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으로 각기 3개씩 갖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4건을 보유했었으나 1년 사이 배우자의 골프회원권이 만료되어 3건으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에는 없었는데 회원권 재산이 새롭게 생긴 경우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배우자는 반얀트리클럽앤스파 헬스 회원권을 1억2천만 원에 구입했다.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일본에 있는 아이와미야자키 리조트의 700만 원 골프회원권을 상속받았다.

지자체장이 보유한 회원권은 정문헌 종로구청장처럼 골프와 콘도 회원권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골프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비판적으로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 <전국 지자체장 240명 중 회원권 보유 현황> 2024.03.28.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내역 참고



공직자 재산, 더 쉽게 공개해야 더 잘 살펴볼 수 있다

지자체장의 재산 내역에는 서민들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부분들이 많다. 거주 목적이라 볼 수 없는 아파트나, 비싼 건물을 서울에 여러 채 소유하거나, 대다수 시민들은 사용하기 어려운 고액의 골프, 콘도, 헬스 회원권을 보유한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공직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과 내역이 모두 불법적이거나 부당하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이들의 삶이 시민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공직자 재산 등록 및 공개 제도는 공직자의 재산형성과정의 부당함이나 특혜 여부를 감시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현행 공개 수준으로는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 부동산의 경우 공시지가 기준의 축소 신고, 주식과 가상자산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들의 재산규모의 신고기준, 감시와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PDF형태의 공개방식 등은 개선이 필요한 지점들이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등 선출직 공직자들의 재산내역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PDF로 공개된 재산자료를 스프레드시트로 데이터정제해 공개했다. 공직자 재산 신고 제도는 권력에 대한 시민적 감시와 통제의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 2024 지자체장 재산, 데이터로 보기

👉 2024 국회의원 재산, 데이터로 보기

👉 선출직 공직자의 돈과 이력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오픈 와치>

by
    정진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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