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TV 방송프로그램들, 많이들 보고 계시지요? 오늘은 방송프로그램과 공공기관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다들 알고 계시듯이 방송프로그램은 광고와 제작지원에서 발생하는 예산으로 제작됩니다. 그런데 공공기관들도 방송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물론 방송프로그램이 공익적인 기여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없을까요? 정보공개센터는 중앙행정기관 13개 부처에 2010년 1월 1일부터 2011년 1월 17일까지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한 13개 부처 중 행정안전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토해양부, 국방부, 국민권익위원회 이하 6개 기관은 제작비 형태의 지원 없이 장소 및 기술 제공 등으로 제작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환경부,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작비 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특히 보건복지부와 환경부, 교과부는 여러 차례 제작비 지원을 해왔습니다.
출처: 한겨례
보건복지부는 2010년 1년 동안 공중파와 케이블, 라디오를 막라한 모든 방송프로그램에 총 18차례 제작비 지원을 했고 그 총액은 8억 3820만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꽤 큰 액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세히 살펴보면 단일 프로그램에 수 천 만원씩을 지원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와 “도전 1000곡”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에 “출산 장려 및 고령화 대응 인식개선”이라는 애매한 취지로 1억 4200만원을 지원했고 MBC의 “꽃다발”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걸그룹 출연진으로 하여금 금연 캠페인을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한 회에 8800만원의 제작비 지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SBS 인기 드라마 “씨크릿 가든”에서는 “드라마 중 짧은 금연관련 이벤트를 삽입하고 보건복지부 로고를 노출”시키는 조건으로 한 회에 50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금연 관련 이벤트가 포함되었고 보건복지부 로고가 노출되었다는 명목으로 5000만원을 지원한 SBS드라마 “시크릿 가든”)
환경부에서는 MBC “세바퀴”와 “우리 결혼 했어요”에 “음식물쓰레기 홍보”와 “녹색생활 tip”이라는 명목으로 각각 2000만원씩을 지원했고, 같은 MBC의 “무한도전”에는 “탄소특집”방송을 사유로 8000만원을 지원하여 총 1억 7100만원을 방송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SBS “스타주니어 붕어빵”에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교 홍보” 명목으로 2750만원, 기획재정부에서는 KBS “출발드림팀”에 “취약종목 운동팀에 대한 세제지원 홍보”라는 애매한 명목으로 2200만원을 지원한 바가 있습니다.
공익적 차원의 정책을 담당 공공기관이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알리려는 시도는 참으로 중요한 활동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겠지요. 하지만 정책과 공공기관의 홍보를 명분으로 한 방송프로그램에 1억원 내외의 제작비지원을 하는 것, 그리고 그 효과가 적절히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인기가 높은 오락·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처럼 공공기관이 홍보를 명목으로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은 혈세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공공기관의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13개 중앙행정기관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 제작지원 정보공개자료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