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집회나 시위가 줄면 경찰의 집회시위 관련 예산도 축소되거나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2011년 경찰의 집회시위관리장비 구입계획은 어떤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집회와 시위는 2008년 이후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집회 및 시위는 2008년에 7503건, 2009년에 7366건, 2010년 8월까지 2896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였고, 법무부에 의하면 불법 집회ㆍ시위 건수는 2008년 1천916건에서 2009년 1천369건, 2010년 670건으로 해마다 더욱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작년의 경우에는 2009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되려 집회시위관리장비 예산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눈여겨 볼만 한 것은 예산 증가액의 큰 부분(16억 5000만원)을 위생차 구입에 사용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위생차는 일종의 이동용 화장실로 전의경이 집회시위 현장에 출동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지난해 14대를 보유했던 차벽트럭을 5대 추가 구입에 따른 예산으로 5억 5000만원이 편성되었으며, 채증을 위한 비디오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는데 무려 4억 9000만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140대의 추가 보유를 위한 예산입니다.
이격용 분사기를 메고 보행중인 전경들. 분사기에는 형광색의 캡사이신희석액이 들어간다. 소위 최루액으로 불린다(사진: 민중의소리)
사복을 입고 불법 채증 중인 경찰관. 비디오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 예산은 자그만치 4억 9000만원이다. 경찰은 140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올해 부터는 카메라를 든 경찰들을 많이 만나게 될지 모른다. (사진: 민중의 소리)
집회·시위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관련 장비들이 대량 구입이 이렇게 한 번에 이루어져야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무리한 국책 사업들로 국가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사회적인 고려없이 불필요한 예산을 크게 증액시키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