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진: 일요신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2년이 흘렀습니다. 476명의 승객을 태운 대형 여객선의 침몰은 한국사회의 케케묵은 부패와 무능력한 국가의 안전관리체계를 드러내며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사건의 진실과 책임은 여전히 어두운 바다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에서는 선박안전 기준과 검사를 강화하고, 공직윤리를 강화해 ‘해피아’와 같은 관료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요, 정보공개센터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선박안전기술공단 종합감사 자료를 청구해, 2년이 지난 현재 선박안전검사와 기관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선박법 제45조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의 업무를 위탁받거나 대행하여 선박의 항해와 관련한 안전을 확보하고 선박 또는 선박시설에 관한 기술을 연구·개발 및 보급하기 위하여” 설립된 기관이며, 공단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3. 주요기능

 

ㅇ 정부의 선박검사업무 대행

ㅇ 선박 또는 그 물건에 관한 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

ㅇ 선박의 설계․건조감리 등 용역의 수탁

ㅇ 여객선 운항관리 업무에 관한 지도․감독

ㅇ 해양사고방지를 위한 연구․교육 및 홍보 등 

주요기능을 보면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선박안전검사와 여객선 운항관리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안전하지 않은 선박이 출항할 수 없도록 현장을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는 선박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전선’에 위치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박안전기술공단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선박안전을 강화하겠다던 정부 발표와는 달리 선박검사와 여객선 운항 감독에 여전히 구멍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요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도면에 따라 안전설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선박을 안전한 것으로 합격처리한 경우, 도면과 다른 부분이 시정되지 않았는데도 시정되었다고 허위로 보고한 경우, 도면 이력 현황을 관리하지 않아 선박 점검정보를 추적할 수 없게 한 경우, 안전점검결과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규정된 절차에 따르지 않고 해머링테스트 등 약식 검사를 하도록 방치한 경우 등 선박검사를 부적절하게 이행한 사항들이 상당부분 지적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객선 운황관리센터의 교신 장비가 고장나거나, 통신을 담당하는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해 사고발생시 대응이 곤란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장비의 유지보수를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되지 않고 있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선박과 관리센터와의 교신은 해양사고 대처에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기관운영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 중에는 공단 건물을 과다하게 신축하고 공실로 남겨 예산을 낭비한 사례나 이사회 수당을 과다하게 지급한 사례가 드러나 예산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공단에서는 상위 법률을 무시한 채 직원들의 여비를 증거 서류도 없이 ‘용돈’처럼 정액 지급하거나, 인사규정을 무시한 채, 직원에 대한 징계를 임의적으로 조절해 집행하도록 요구하고 계속해서 징계를 미루어 경고를 받았습니다.

   

 

기관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기관에 우리의 안전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세월호의 비극 이후에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압박이 필요해보입니다. 본 감사에 따른 지적사항들을 공단에서 어떻게 이행하는지, 향후 조치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종합갑사 전문

선박안전기술공단 종합감사 결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