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우리의 권리는 연결되어 있다! 정보통신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국제컨퍼런스 Rights Con 다녀오다

2025.03.11

 

안녕하세요, 김조은 활동가입니다!

저는 지난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 RIGHTS CON에 다녀왔어요. 정보공개센터는 사실 그 동안 국제연대나 행사에 많이 참여해본 경험이 없었는데요, 그동안 국제연대 활동을 많이 해왔던 이웃 단체 오픈넷 분들의 배려 덕분에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라이츠콘은 디지털 시대의 인권의 문제를 전 세계 활동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국제 컨퍼런스로, 인권단체 Access Now의 주관으로 5개 대륙 주요 도시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처음 참석해 본 이번 2025 Rights Con에서도 인터넷 권리와 관련해서 전 세계 각 지역과 단체에서 준비한 다양한 주제의 세션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특히 최근들어 세계 각국에서 어떤 이슈와 고민들이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AI기술의 투명성과 책임성,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공권력에서 시민들을 감시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나, 메타나 구글 등 공론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빅테크 기업들의 책임성, 온라인 상에서의 젠더 폭력 및 소수자 혐오 문제에 대한 세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정보공개와 정부/의회등 권력감시 사례에 대한 세션은 아주 작은 부분이었는데, 그럼에도 시민들의 권리와 관련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활동가와 단체들이 활용하는 기본적인 방법이자 조건이 정보공개라는 사실을 여러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날 일본에서 정보공개제도를 통해 공권력 감시기술 도입에 대해 조사한 바 있는 일본 연구자 Hinako Sugiyama씨와 오픈넷의 박경신 교수, 영국 사우스햄튼대 Peter Fussey교수가 함께 진행한 각국의 정보공개제도 활용 워크샵에도 참여했는데요, 홍콩, 필리핀, 대만, 미국, 요르단 등에서 특히 정부의 AI기술 도입과 관련해 정보공개를 요청하거나 탐사보도를 진행한 여러 사례들과 정보공개제도 현황을 간략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공공과 민간, 국경을 넘어서 행정기술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보공개제도가 더 실효성 있게 보장되고, 청구인에 대한 보복 위험이 낮은 국가에서 관련 정보를 정보를 확보하여 공개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컨퍼런스가 열린 대만 시민사회에서는 어떤 주요한 활동이 있는지 Open Culture Foundation 에서 주최한 세션에 참여해서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대만 정부에서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는 개인정보 문제와, 한국의 N번방 사건과 이를 추적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에서 영향을 받은 온라인 젠더 폭력 대응단체 대만 Flame의 활동, 그리고 정보공개센터, 특히 OPENWATCH 프로젝트와 아주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의회 모니터링 단체 Citizen Congress Watch(CCW)에서 진행한 각국 의회 투명성 워크샵과 태국의 의회감시 사례까지 들어볼 수 있었어요.

컨퍼런스 마지막 날에는, 아시아 각국의 단체들과 함께 CCW 사무실에 초대를 받았어요. 각자 나라에서 의회, 예산 등 감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보공개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오픈와치 프로젝트도 열심히 소개했는데요, 각국 의회의 투명성과 정보제공 수준을 파악해보기도 하고, 각 단체에서 만든 웹사이트도 살펴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아래 정리해 보았으니, 한번씩 방문해 보셔도 좋을것 같아요!

한국: 정보공개센터, OPENWATCH (https://www.openwatch.kr/)
대만: Citizen Congress Watch (https://ccw.org.tw/assess)
대만: Open Fun (https://openfun.tw/)
말레이시아: Sinar Project (https://sinarproject.org/)
태국: Wevis (https://wevis.info/)

저녁에는 대만 국회 안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도 함께 먹고, 의회에도 들어가 봤습니다! 대만도 40년간 일제 강점기를 겪었는데, 당시 최초 여자 고등학교 건물을 현재 의회로 쓰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노후화된 의회 건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사를 갈 것인지 논의가 분분한 상태라고 합니다.



컨퍼런스에서 반가운 한국 활동가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망중립성 등 인터넷 권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던 오픈넷을 비롯해, 한국의 시빅해킹 커뮤니티 코드 포 코리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도 컨퍼런스에 함께 참여해 여러 세션과 행사에 함께할 수 있었어요. 코포코 여러분의 초대로 타이베이 NPO지원센터에 있는 대만 gov0 커뮤니티 행사에 가서 한국-대만-일본의 시빅해킹 커뮤니티 멤버들과 교류를 하기도 했습니다!



라이츠 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세션은 “거대 테크 기업과 인종학살: 디지털 정의를 위한 민중의 투쟁” (Tech giants and genocide: indigenous struggles for digital justice) 이라는 세션이었어요. 중국의 신장위구르 의회, 팔레스타인 디지털인권단체 7amleh, 에티오피아 출신 여성 AI과학자이자 구글 내부고발자인 Timnit Gebru 등이 패널로 나와 빅테크, SNS 서비스 내에서, 또 국가적인 감시기술을 통해서 토착민들이 어떻게 폭력적인 상황에 놓이는지 공유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등 일부 국가에서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따르는 기술 기업들이, 한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도 노력과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요구와 운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터넷 환경에서 더욱 노골화 되고 있는 극우 세력의 허위정보, 혐오 유포를 생각하니 더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또 이런 상황에서 많은 디지털 인권단체들이 거대기업이나 미국정부 펀딩에 의존해왔던 구조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큰 박수 갈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컨퍼런스에서 만난 많은 해외 단체들이 미국 정부의 민주주의 관련 펀딩을 받아오고 있었는데 트럼프의 예산 삭감 행정명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편으로 정보공개센터의 운영 구조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것이 어려워서 반도 이해하지 못하고, 전달하지 못한 것 같은 슬픔과 답답함이 있었지만(이것도 소수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마주한 하나의 차별적 요소이자 한계라는 생각이 들기도ㅎㅎ), 정보, 기술, 공론장, 민주주의라는 같은 키워드로 고민을 함께하는 전세계 활동가들, 특히 비슷하면서도 다른 조건에 놓인 아시아의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일들이 찾아 올 것 같다는 기대와 약간의 걱정을 함께 하면서, 국제 연대의 첫발을 뗀 정보공개센터의 라이츠콘 참가 후기를 마칩니다~

여기는 타이베이의 운동권(?) 커뮤니티 같은 작은 바 <小地方seams>. 깨알 정보 공유합니다. 타이베이에 가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by
    김조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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