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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수입 길 열어준 전남광주통합특별법, 호남을 ‘서울 쓰레기장’ 만들 셈인가?

2026.02.05

‘메가시티’와 ‘지역 소멸 대응’이라는 화려한 명분 아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62명이 발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통합특별법) 속에는 지역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 주권을 송두리째 팔아넘길 수 있는 치명적인 독소 조항이 숨겨져 있다. 바로 제149조(산업단지 내 환경기초시설 설치에 관한 특례)다. 

이 조항은 단순히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아니다. 전남과 광주를 전국의, 특히 수도권의 악성 폐기물을 받아 처리하는 ‘하수구’로 전락시킬 수 있는 ‘쓰레기 수입 허가법’이다.

산업단지의 폐기물처리시설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 제149조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빗장 풀린 폐기물, 누구를 위한 ‘특례’인가 

통합특별법 149조 제1항은 산업단지 안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 입주(업종) 제한 및 그 밖의 관계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산업단지 기반시설로 본다고 명시한다. 이는 산업단지 지정 당시의 입주 업종 제한이나 관리계획을 무력화하는 조항이다. 애초에 ‘제조업 중심 산업단지’로 지정되어 폐기물처리업은 배제됐던 곳에도, 이 조항 하나로 대형 소각장이나 매립지를 들여놓을 수 있게 된다.

더 치명적인 것은 제2항이다. 법안은 “관계 지방자치단체장 간 협의를 거쳐 관할 구역 외에서 발생한 생활·사업장 폐기물을 반입 및 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현행법상으로도 사업장 폐기물의 지역 간 이동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규모 산업단지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협의나 주민과의 약속을 통해 ‘해당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처리한다’는 조건을 걸어 무분별한 외부 반입을 막아온 것이 통상적이다. 이것이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막이었다.

그런데 이번 통합특별법 제149조는 이 안전장치를 법적으로 무력화한다. 제1항으로 기존 산업단지 관리 규정을 우회하고, 제2항으로 “관할 구역 외 폐기물을 반입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전국의 사업장 폐기물을 받아들일 법적 근거를 민간 업자들에게 쥐여준 것이다.

 

‘생활폐기물’까지 포함된 위험한 개방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반입 가능한 폐기물의 범위에 ‘사업장 폐기물’뿐만 아니라 ‘생활폐기물’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도권 매립지 포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의 생활 쓰레기가 ‘협의’라는 이름 하에 전남·광주의 산업단지 소각장이나 매립지로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미 전국의 농어촌 지역은 도시의 산업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이 몰려드는 ‘폐기물 식민지’가 되어가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 제149조는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고착화하고, 법적으로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충남 예산 신암면에서 산업단지 건설에 반대하며 투쟁한 조곡산단 반대 주민대책위원회의 피켓 © 정보공개센터

 

주민은 배제되고, 지자체장 ‘협의’만 남았다

 

이 법안은 민주적 절차마저 무력화한다. 외부 폐기물 반입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주민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지자체장 간 협의”만 거치면 주민들이 결사반대하는 타 지역 쓰레기도 반입할 수 있다.

여기에 제94조의 ‘인·허가 의제’ 조항이 결합하면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통합특별시장이 개발 사업을 승인하는 순간, 폐기물 처리 시설 설치 승인은 물론이고 주민에게 이를 알리는 고시·공고 절차까지 모두 끝난 것으로 간주된다. 주민들은 내 집 앞 산단에 전국의 쓰레기가 몰려온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가, 트럭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야 비로소 알게 될지도 모른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고통은 지역에 남기는가

 

폐기물 반입 빗장을 풀어 얻는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막대한 처리 수수료를 챙길 민간 사업자와 건설사다. 반면, 악취와 침출수, 미세먼지, 그리고 트럭 행렬로 인한 고통은 오로지 지역 주민과 미래 세대의 몫으로 남는다. 이를 우리는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법안은 그것을 ‘지역 발전’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진정으로 지역의 미래를 위한다면, 지역을 대한민국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드는 제149조는 즉각 삭제되어야 한다. 행정 통합의 목적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면, 쓰레기 더미 위에는 어떤 미래도 쌓아 올릴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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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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