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혈 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딱 두 번밖에 못해봤습니다. 학교에서 집단으로 헌혈할 때 해 본 것이죠. 혈액이 부족하다며 길거리에서 붙잡는 아주머니나 학생들에게 이끌려 들어간 적은 몇 번 있었는데, 이래저래 조건이 안 맞아 헌혈에 성공(?)할 때보다 실패하는 때가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헌혈의 경험이 더 많겠지요? 제가 아는 친구도 군대에서만 6번을 (의무적으로) 했다고 하니 말이에요.
그런데 늘 궁금합니다. 피가 정말 제대로 유통되고 있는지 말이에요.
이렇게 자발적으로, 내지는 의무적으로 헌혈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헌혈의집에서는 늘 모든 헌혈이 부족하다며 헌혈자 호객행위도 불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eastasia.co.kr/326
대한적십자사에 헌혈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았습니다.
최근 5년간 헌혈혈액 판별검사결과 이상 등 기타사유로 인해 부적격 판정을 받은 혈액에 대한 현황인데요.
공개된 내용을 보니, 충격적입니다.
국민들의 헌혈로 모아진 귀중한 혈액의 상당량이 폐기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까지 연평균 14만 제제의 헌혈액이 부적격 사유를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혈액선별검사 결과입니다. 수혈하기에는 부적격한 피가 헌혈되었다는 것이네요.
적십자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선별검사 결과는 헌혈 후 만 24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혈적합여부를 바로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적격 판정을 받은 혈액은 대부분 폐기되며 일부는 의약 시험용 등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트위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헌혈급구 멘션이 뜹니다. 헌혈의집에서는 헌혈하고 나면 문화상품권에 영화티켓까지.… 갖은 선물을 동원하며 헌혈을 독려합니다. 인기연예인이 헌혈하자고 하는 공익광고도 자주 보이죠.
헌혈을 하면 그 피가 모두 사용되는줄 알았는데, 왜 늘 피가 모자란다고 하는지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들 때문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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