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양부남 의원 대표발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우려

2024.09.11

2024년 9월 10일, 양부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정보공개 담당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대량 또는 반복적인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종결 처리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내용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이 개정안이 의도와는 달리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정보공개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행정 효율성 제고라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 방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법안(행정안전부공고 제 2024-1114호)의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과도한 요구’라는 모호한 기준보다는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아래와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양부남(행정안전위원회, 광주 서구을, 더불어민주당)
양부남의원 대표발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03835)
제11조의2 ③ 공공기관은 제11조에도 불구하고 제10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정보공개 청구가 정보공개 담당자를 괴롭힐 목적으로 대량 또는 반복적으로 청구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12조제1항에 따른 정보공개심의회를 거쳐 해당 청구를 종결 처리할 수 있다. 이 경우 종결 처리 사실을 청구인에게 알려야 한다.


1. “정보공개 담당자를 괴롭힐 목적”이라는 표현의 문제:
· 청구인의 의도나 목적을 판단해야 하는 주관적 해석을 요하고 있어,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정당한 정보공개 요청마저 거부될 수 있습니다.
· 자칫 정보공개담당자의 업무량 과다 문제를 ‘괴롭힐 목적’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다분합니다.
· 명확한 기준 없이 정보공개심의회 개최를 통해 종결처리할 경우 오히려 심의회 개최로 인한 담당 공무원의 막대한 행정력이 소모될것입니다.
·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괴롭힐 목적’을 “폭언, 욕설, 비방 등 정보공개 담당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일으키는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로 구체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 위의 제안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및 민원처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행정안전부공고제2024-1069호) 제4조 제1항 제3호 라목을 참고했습니다.


2. “반복적으로 청구하는 경우”의 불필요성:
· 현행법 제11조의2 제1항에서 이미 반복 청구에 대한 종결 처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청구 내용의 반복이 아닌, 청구인의 반복적 청구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자칫 특정 청구인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5구합51228 판결, 특정 청구인의 청구를 일정 기간 일률적 비공개한 것은 위법)


3. “대량으로 청구하는 경우”의 모호성:
· 현행법 제13조 제3항에서 공개대상 정보의 양이 많을 경우 일정 기간 나눠서 공개하는 규정이 이미 존재합니다.
· ‘대량’의 기준이 불분명하며, 이를 근거로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 정보의 성격에 따라 장기간의 정보나 여러 건의 내용을 분리해서 청구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일례로 검찰 특수활동비 등 예산 정보공개 소송에서 검찰은 “특정 예산 항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부 안에 포함된 모든 내용을 검토하여야 구분이 가능하며 매년 생산되는 자료의 양이 매우 방대하여 이를 재분류하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공개 판결이 난 이후에는 오히려 법원이 공개 결정한 정보마저 은폐하며 정보공개를 회피하려 했습니다. 대량 청구를 종결처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면, 이처럼 권력감시를 위한 공익적 목적의 정보공개 청구마저도 종결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4. 현장에서 문제되고 있는 정보공개청구 상위 10인에 대한 해결방안
· 정보공개청구 상위 10인(3개년 평균 전체 청구의 23.5%를 차지)의 경우 정보공개시스템 이용제한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정보공개시스템 이용을 제한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할 수 있기에 이는 청구권 제한이라 볼 수 없습니다. 
· 최근 비슷한 사안으로 온라인행정심판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 이용약관개정을 통해 통제한 바 있습니다. (국민권익위 보도자료”‘악성 행정심판’ 1만 건 청구, 청구인 형사 고소” 20240318

5.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의 2호, 제11조의2 제1항 및 제2항, 제17조 제4항
양부남 의원실에서 대표발의한 정보공개법 개정안(의안번호 2203835)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의 2호, 제11조의2 제1항 및 제2항, 제17조 제4항의 내용은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법안(행정안전부공고 제 2024-1114호)과 동일한 내용이며, 이에 대한 정보공개센터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 제11조의2 제1항
  • · 종결처리는 청구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에 해당함. 반복청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재차 청구인의 권리가 제한되었다는 사실과 그 이유를 알리는 것은 처분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임
  • · 재차 청구한 정보가 ‘반복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법령에서는 “정보공개 청구 대상 정보의 성격, 종전 청구와의 내용적 유사성ㆍ관련성, 종전 청구와 동일한 답변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토록 하고 있음. 이 때 재차 청구한 내용이 종전 청구와 완전히 동일하지 않더라도, 기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관이 종결처리를 오남용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
  • · 정보공개청구와 유사한 민원사무의 경우에도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13조 5항에서는 “전화, 인터넷 홈페이지 등 그 밖의 방법으로 민원처리 진행상황을 민원인에게 미리 공개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만 통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정보공개청구의 경우 시스템을 통하지 않은 경우 진행상황을 알기 어렵고, 이 경우 당사자의 권리 침해 및 피해가 현저하게 우려 됨.

  • ●안 제17조제4항, 5항
  • · 청구취하에 대한 사전납부제 도입은 과도한 입법임, 또한 비용 납부를 2회 이상 하지 아니한 경우는 사전납부제를 인정하되 비용 납부 2회 이상 미납한 경우는 하나의 기관으로 판단해야 함.
  • · 특히 청구취하는 현장에서 정보공개담당공무원의 요구로 진행되는 경우가 다수인 상황을 고려해야 함. 



결론적으로, 정보공개센터는 이 개정안이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개정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며, 이후 정보공개 담당 공무원 및 시민사회와의 논의를 통해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공개제도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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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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