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절차 위반 한강버스, 시민이 직접 책임 묻는다

◌ 서울환경연합·공공교통네트워크·서울Watch는 2026년 3월 31일(화)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사업의 위법·부당한 사무 처리에 대한 주민감사를 행정안전부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3월 16일 공개된 감사원 감사 보고서가 총사업비 산정 오류와 선박 속도 정보 은폐를 확인했음에도 핵심 쟁점들이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며, 시민이 직접 책임을 묻기 위해 이번 청구에 나섰다고 밝혔다.
◌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서울환경연합과 363명의 시민이 2024년 10월 한강버스 사업의 경제성 왜곡과 총사업비 축소를 문제 삼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기각됐던 바 있다”며 “지난 1년간의 한강버스를 둘러싼 논쟁은 감사원이 늑장 대응을 하면서 자초한 논란이었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이 시민의 공익감사 청구와 국회가 요구하는 감사를 차별해서 대우한 이중 잣대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시민의 주권을 무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 이번 주민감사청구는 4개 카테고리·10개 항목·31개 세부 사항으로 구성됐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감사원 감사가 미처 다루지 못한 핵심 쟁점으로 ①사업 추진 초기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 ②중기지방재정계획 누락 등 재정 절차 위반 ③한강버스의 대중교통 지정 및 SH공사 주관기관 선정의 타당성 ④총사업비 분리와 수요예측 용역에 대한 서울시의 개입 및 조작 의혹 ⑤투자심사위원회·재정계획심의위원회 등 내부 통제 제도의 작동 여부 ⑥한강버스 사업으로 인한 재정 손실의 전모 등을 꼽았다.
◌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며 이번 감사원 결과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총사업비 규정이라는 이미 확립된 규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사업 부서가 총사업비를 임의적으로 구분해 용역 수행자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라며 “이것이 의도적인 거라면 분명한 위법 사항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서울연구원이 동일 사업에 대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2024년 용역이 이를 참조조차 하지 않고 반대 결론을 낸 것을 두고 “시민들은 당연히 2017년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의혹을 갖게 된다”고도 지적했다.
◌ 김 센터장은 “사업 부서는 규정을 속이고 외부 전문가는 이를 그대로 따랐다는 것이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며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모든 절차에서 내부 절차가 타당했는지, 담당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시민이 신뢰할 만한 기능을 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민감사 청구가 4개 카테고리·31개 세부 사항으로 구성된 것도 “청구인이 지목한 사항만 감사하게 되어 있는 한계 때문에 가장 포괄적인 감사 범위를 책정해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가 이 내용을 무시한다면, 지난번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의 편을 들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겠다”며, “그때는 행정안전부도 감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 이날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조민지 서울Watch 운영위원은 “수요예측과 편익을 조작하고, 총사업비를 쪼개 중앙투자심사를 피하는 꼼수를 부렸으며, 선박 목표 속도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숨긴 채 시민을 속인 한강버스 사업은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명백한 행정 기만”이라고 말했다.
◌ 정남진 서울Watch 운영위원도 기자회견문에서 “재정사업에서 의도적인 타당성 조작과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로 인한 손해를 책임자가 배상하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라며, “한강버스 사업의 의사결정 경위, 내부 통제 실패, 재정손실 전모를 낱낱이 조사하고 타당성 조사 용역의 과업 범위 조작 의혹과 수요예측 부실의 경위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이번 주민감사청구가 한강버스 사업의 난맥상을 철저히 밝히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주민감사 결과에 따라 주민소송을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 밝혔다.
[기자회견문]
감사원 감사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한강버스 사업의 난맥상을 낱낱이 밝혀라
오늘 우리는 서울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법령을 위반한 한강버스 사업의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수요예측과 편익을 조작하고, 총사업비를 쪼개 중앙투자심사를 피하는 꼼수를 부렸으며, 선박 목표 속도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숨긴 채 시민을 속인 한강버스 사업은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다. 적자가 예상됨에도 사업 타당성을 의도적으로 부풀려 강행함으로써 서울 시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명백한 행정 기만이다.
감사원이 서울시 한강버스 사업의 총사업비 산정 오류와 속도 정보 은폐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재정계획을 어떻게 우회했는지, 수요예측 용역에 어떻게 개입하고 왜곡했는지, SH공사를 주관기관으로 선택한 경위가 타당했는지 등 밝혀지지 않은 쟁점이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결정을 주도한 책임자가 누구이며 그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가 가려진 채로는 이를 온전한 결론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감사원이 밝히지 않은 사항들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에 주민감사를 청구한다.
한강버스 사업은 2023년 5월 처음 발표되고 같은 해 9월 서울시와 이랜드그룹이 업무협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용역은 2024년 6월에야 완료됐다. 추진 결정이 내려진 뒤 수요예측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타당성 검토가 사업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는 반증이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 타당성을 왜곡해 끼워맞춘 것이다.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듯이 서울시는 하나의 사업비로 통합 계산해야 할 선박구입비와 선착장 상부시설비를 분리한 채 경제성 분석과 투자심사를 진행했다. 당초 500억 원 수준이라던 사업비가 1,542억 원으로 폭증한 것은 중앙투자심사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 조작의 결과다. 나아가 투자심사 대상 사업은 반드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어야 함에도 서울시의 2024년·2025년 중기지방재정계획 어디에도 한강버스 관련 사업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법이 정한 핵심 절차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서울시 재정계획심의위원회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감사원은 2024년 10월 서울환경연합과 시민 363명이 한강버스 사업의 총사업비 왜곡과 경제성 평가 오류를 지적하며 청구한 공익감사를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감사대상으로 하기에 부적절하다며 기각한 바 있다. 공익감사청구 제도가 감사원 내부 훈령으로만 운영되고 이의신청조차 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시민의 감시 권한은 철저히 무력화됐다. 그러나 지난 3월 16일 ‘한강버스 및 여의도 선착장 조성사업 관련 국회감사요구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며 시민들의 지적이 옳았음이 확인됐다. 감사원의 늑장대응이 지난 1년간의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자초한 셈이다. 감사원은 이 이중잣대에 대해 사과하고 이의신청권을 비롯한 실질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정사업에서 의도적인 타당성 조작과 절차 위반이 있었다면 그로 인한 손해를 책임자가 배상하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다. 사실을 숨기고 기록을 부정하고 새빨간 거짓말로 시민을 우롱하는 정치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한강버스 사업의 의사결정 경위, 내부 통제 실패, 재정손실 전모를 낱낱이 조사하고 타당성 조사 용역의 과업 범위 조작 의혹과 수요예측 부실의 경위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주민감사청구는 한강버스 사업의 난맥상을 철저히 밝히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는 주민감사 결과에 따라 주민소송을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2026년 3월 31일
서울환경연합 · 공공교통네트워크 · 서울Watch